한창 가을인 요즘 운이 좋게도 아이더에서 주최하는 '아이더 하이커스 데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별 기대도, 준비도 없이 참여하게 된 아이더 하이커스 데이에서의 DMZ 평화의 길, 평화누리길, 경기 둘레길 총 82km의 하이킹 후기를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길 종류가 너무 많아 내가 간길이 무슨 길인지 헷갈린다...)
우선 짐 꾸리기
3박 4일간의 일정과 약 82km를 걸어야 하는 점을 고려하여 짐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기존의 80리터 어택(배낭) 대신에 60리터 어택을 준비했고. 오랜(?) 텐트 생활을 고려해 폼 매트리스 대신 에어 매트리스를 준비했다. 또한 에어필로우(배게)도 준비했다.
그 외의 장비는 기존에 사용했던 무거운 ㅜㅜ 장비를 가져갔다. 대신에 딱 필요한 만큼만 챙겼다. 코펠은 중간 사이즈 한 세트와 수저, 젓가락도 딱 1개씩만 챙겼고 시에라도 술잔, 밥그릇, 국그릇 용으로 세 개만 챙겼다. 그리고 텐트 팩도 딱 5개만 챙기는 나름 치밀한 짐꾸리기를 했다. 그리고 옷 또한 땀 배출이 좋고 가벼운 옷으로만 컴팩트하게 챙겼다.
물과 간식, 세면도구 까지 다 챙겨서 넣으니 약 14kg의 무게를 맞출 수 있었다. 돈을 좀 더 써서 텐트며, 침낭 등을 경량으로 바꿨다면 좀 더 낮은 무게로 맞출 수 있었겠지만, 평소의 하이킹과 백패킹 시를 고려했을 땐 과한 소비일 것 같아 여기서 만족하기로 했다.
- 침낭(동계용) 1개
- 텐트(2인용) 1개(팩 5개 포함)
- 매트리스 1개(폼 매트리스도 추가로 챙기면 좋을 것 같다.)
- 배게 1개
- 코펠, 식기(중간 사이즈, 접시 2개, 시에라 3개, 수저 1개, 젓가락 1개)
- 버너 1ea(라이터 추가)
- 연료(epi) 1개
- 스틱 1세트
- 렌턴 1개
- 속옷 3개
- 양발 3개
- 반바지 1개(하이킹 시 1)
- 긴바지 2개(수면용 1, 하이킹 시 1)
- 기능성 반팔 티 3개
- 모자 2개(캡 1, 정글 1)
- 세면도구(칫솔, 치약, 샴푸, 바디워시)
- 수건(스포츠 타월)
- 영양제(3일 치)
- 선크림
1일 차(10월 26일: 대광리수변공원 ▷ 그리팅맨 ▷ 나룻배마을)
집결지인 율곡습지공원에서 8시에서 간단한 개회식 하고 오전 9시 30분부터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날이 흐리고 안개가 자욱했지만 형형색색의 단풍이 길을 잘 안내해 줬고, 흐린 날씨 때문인지 걷는 내내 땀도 별로 나지 않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었다.
연천군은 군사 경계지역이어서 그런지 걷는 동안 군인들과 군 장비, 시설이 참 많이 보였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약간의 미안함(?)이 들었다.
길을 걷다 보면 기존의 이정표와 함께 아이더 측에서 준비한 이정표도 보였는데 작고 소중하니 귀여운 이정표가 헷갈린만한 적재적소에 있었다. 나무에도 띠지를 달아놓아 하이커들의 길을 잘 안내해 줬다.
둘레길이다 보니 고도차는 크지 않았고 짐만 조금 가벼웠더라면 트레일화 또는 운동화로도 걷기 좋은 길 같았다.
오후 2시쯤이 되었을까?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다행히 '그리팅 맨'을 지나 나룻배마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지만, 비는 맞기 싫으니 서둘러 나룻배 마을로 향했다.
4시가 안 되어 나룻배마을에 도착했다. 1일 차 숙영지는 '나룻배마을 팜핑장'으로 데크와 자갈 사이트가 4:6 정도의 비율로 있는 곳이었다. 샤워시설과 화장실이 훌륭했고 50명이 넘는 인원이 사용하는데도 따뜻한 물이 빠방하게 잘 나왔다.
5시부터일까? 텐트를 다 치고 나니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분명 적은 비라고 했는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비가 내렸다. 주최 측에서 미리 설치해준 방수포에 비가 고여 텐트까지 비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매트 아래가 척척하다. 급하게 장비를 대피(?) 시키고 텐트 아래의 방수포를 걷어냈다. 걷어내니 물빠짐이 잘되어 다행히 이젠 물이 고이진 않았다.
7시부터 주최측에서 마련한 파티가 있었는데 비가 그치질 않아 일정이 조금 늦어졌다. 밥을 텐트에서 어찌어찌해 먹고 요란한 빗소리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8시부터 파티를 했는데 화목난로 앞에서 오손도손 둘러앉아 맥주 한잔과 고구마, 감자를 구워 먹으면서 이벤트 행사가 진행되었다.
걸을 때는 하이커끼리 얼굴정도 튼 정도였는데 맥주 한잔씩 들어가니, 어디서 왔고, 하이킹 경험이라든지 또 사는 얘기 등등이 오갔다. 그리고 같은 화목난로 팸(?) 중에 인싸분이 계셔서 치킨도 시켜 먹고 아주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일 차부터는 다음 글에 옮기기로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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