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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서울에서 구례, 지리산 화대종주 후기

by 오르고오르다 202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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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지리산 화대종주를 완주했다.

대학때도 못해봤던 화대종주였는데,,, 

그런데 옛날이랑 지리산에 가는 방법이 많이 달라졌더라. 

예전엔 용산에서 저녁 9시인가 10시 기차타면 구례에 새벽 3시인가? 도착해서 버스타고 화엄사까지 갔었는데

이젠 그런거 없어졌다. 구례에 도착하는 시간이 11시인가다...

물론 11시, 12시부터 산행을 할 수도 있긴 하지만(사실 안된다. 입산 통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넘 피곤하잖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가는걸로 했다.

근데 가장 빠른 버스가 아침 6시 30분차이다.

구례에 도착하면 10시 30분... 이젠 대중교통으로 지리산을 하루에 종주하는건 절대 무리다. 

아무튼,,, 10시 30분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화엄사로 ㄱㄱ 했다. 

화엄사에서 출발!

택시기사님은 요즘 화엄사로 들어가는 사람 거의 없다고... 신기하게 쳐다보셨다. 

해가 중천인 시간에 산행을 시작하려니,, 조금 막막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시작하기로 한 것을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금방일 줄 알았는데,, 꽤 많이 걸린다. 

1시에 노고단에 도착했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가는 동안 사람 한명이 없더라(택시 기사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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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가 나있다. 편하게 오르려면 성삼재까지 차를 타고 올 수 있다.

이제 능선이라 생각하고 맘을 편히 했는데,,, 지리산도 산은 산이더라. 그것도 아주 큰산

아직 봄이라 그런지 산이 참 연두연두하니 이쁘다. 

노고단 가는길, 시간이 없을것 같아 입구만 가보고 바로 포기

입산통제가 풀린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산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좋았다(오히려 좋아!).

오롯이 나의 숨소리와 바람소리만 함께 하는 산행이었다. 

당초 목표는 세석대피소까지 가는거였는데,,, 운행을 하면 할 수록 시간이 빠듯함을 느낀다. 

 

중간에 비도 시원하게 함 오고,,, 참 산은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그런 점이 또 좋다. 다행히 비가 오래 오진 않아서 윈드자켓으로 버틸 수 있었다.

지리산은 대학때 축제기간에 춘계로 왔었는데,,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신입생때는 못가봤지만,, 전역하고 나서 갔었던 지리산,,, 참 멋졌었다. 지금도 물론 멋지고 

지리산은 바위길보다 이런 자갈길? 흙길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다리에 큰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다만,, 목표를 너무 크게 잡아서 그런지 맘이 앞선다. 세시가 지났나? 그때부터 뭔가 쌔한 느낌에 걸음을 서둘렀다. 

삼도봉이다. 우리 나라 모두가 화합하면 좋겠다.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쉴 시간도, 사진찍고 그런거 없이 슝하고 다음 이정표로 발을 옮겼다. 

삼도봉을 지나니 이제야 사람을 만났다. 다들 성삼재에서 출발하셨다고 한다. 

속으로 뿌듯했다. 적어도 오늘은 화엄사에서 오른 사람은 나 혼자여서?

가볍게 목례를 하고 앞질렀다. 어디서 주무시는지 느긋하시길래...

5시가 좀 넘어서 연하천 근방에 도착했다. 세석까지 가는건 글렀다. 

그래도 포기말자...

6시 쯤에 연하천에 도착했다. 야간산행을 통제하는 공단 직원분들은 없었지만,,, 연하천에서 하루 자기로 결정했다(아까운 취소 수수료...). 

그런데,,, 바보같이 이피아이를 안챙겨왔다. 어쩐지 좀 가볍더라...

하지만,,,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맛잇게 구워드시던 분들이 빌려주셨다. 

역시 산 인심은 좋다. 심지어 불쌍히 라면만 먹는 걸 보시더니 소시지도 하나 주셨다. 

연하천엔 사람이 많았다. 

덕분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음주가 금지지만,,, 생수통에 가져온 소주를 일찌감치 드시고 코를 넘 고셔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옆 아저씨의 코골이 덕분에 새벽 4시부터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전화위복인가?

새벽의 지리산은 옅은 파스텔로 하늘을 그린듯 너무 아름다웠다. 우아한 멋이 있는 산이다. 

택도 없겠지만, 일출을 정상에서 보려고 정말 빠르게 움직였다. 

역시 택도 없었다. 하지만 능선에서 보는 일출도 너무 멋졌다. 

1년 전에 중산리에서 일출을 보려고 달렸었던게 떠올랐다. 그땐 넘 졸려서 힘들었는데...

세석에 다와가니 어제 세웠던 계획이 얼마나 허무맹랑했는지... 

휴... 그래도 쉬지 않고 열심히 걸었다.

봄의 지리산은 너무나 아름답고 웅장했다. 그리고 산을 오르는 분들 모두다 행복해보였다. 

장터목대피소다. 일출을 보려면 적어도 장터목에서 1박을 해야한다. 

장터목엔 사람들로 북적였다. 늦은 아침을 드시는 분들부터 약수를 뜨시는 분들까지 정말 사람이 많았다. 

사람이 넘 많아서,, 정상석만 찍고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정상에서는 사진을 오래찍는다며 싸우는 사람까지 있었다. 한국사람들은 정말 사진에 진심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대원사만 남았다. 

대원사 가는길엔 화엄사 구간처럼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날파리들만 나를 반겨줬다. 

화엄사에서 대원사 가는길은 줄곧 내리막이었지만 거리가 거리인지라 만만치 않았다. 

오후 네시가 되서야 대원사에 도착했다. 

대원사에는 일반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대원사도 인기있는 사찰인가 보다. 

이렇게 1박 2일의 화대종주를 마무리했다. 


요약

1. 대중교통으로 지리산 가는 방법이 많이 바꼈다.

2. 화대종주는 3대 종주 중 하나지만 실제로 많이는 하지 않는다.

3. 자기 체력에 맞게 대피소를 예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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