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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누리호가 전남 고흥에서 발사된 이유

by 오르고오르다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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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우리나라의 누리호가 본 궤도에 안착되면서 우리나라는 일곱 번째로 액체연료 우주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누리호가 전남 고흥에서 발사됐을까요?

우주발사체, 로켓을 발사하려면 당연히 공간이 필요한데,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 첫째, 발사 가능 방위각 조건(한국처럼 발사 때 적도의 정지궤도위성보다 큰 궤도경사각이 필요한 곳에서는 적당한 위도에서 남쪽으로 발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 둘째, 비행 경로상 안전 확보 조건(로켓물 낙하에 따른 안전을 위해 발사 궤적에 인구밀집지역이나 다른 나라의 영토가 없어야 한다.)
  • 셋째, 외국 영공 통과 금지 조건(외국 영공 고도 100km를 직접 통과하지 않아야 한다.)
  • 넷째, 안전영역 확보 조건(발사한 로켓 등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 반경 1.2km의 안전 구역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에서 11개의 지역이 거론되었다고 하는데요. 그중 가장 조건이 좋았던 최종 후보 2곳이 제주도와 지금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이었죠. 

전남 고흥에 우주센터가 건립된 이유

정부에서는 적도와 가까운 제주도를 전남 고흥보다 나은 최적지라 판단하고, 서귀포시의 모슬포항 일대에 우주센터를 짓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제주도에는 우주발사센터가 아닌 미사일 발사기지라는 유언비어가 떠돌았고 제주도민들의 거센 반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시민단체를 필두로 인공위성 발사 실패 시 제주도 앞바다에 환경오염이 되고, 전쟁 시에는 선제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아무 근거 없는 주장이 제주도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든지, 우주센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러한 선동에 쉽게 시민들이 동요했습니다. 

제주도의 정치인들도 우주센터 유치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 지정, 외국자본 유치 등에 우주센터가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평화의 섬' 선포 이미지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였죠. 그리고 결국 제주도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들이 적극나서 우주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면서 제주도의 우주센터 건립은 무산됐습니다. 

결국, 차선지였던 전남 고흥군이 우주센터 건립지로 지정됐죠. 2002년부터 시작된 나로우주센터는 공사는 2009년 9월 마무리되면서 누리호의 발사지가 되었습니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는 2000년 12월부터 9년에 걸쳐 건설되었다. 나로우주센터는 러시아의 기술 협력으로 건설되었으며, 현대중공업이 1번 발사대 공사를 일괄 수주해 완공되었습니다.

나로우주센터 발사 연혁 및 계획

번호 발사날짜 발사체 이름 위성 결과 비고
1 2009년 8월 25일 KSLV-I 나로 과학기술위성 2A호 실패 페어링 미분리로 인한 궤도진입 실패 대기권 추락
2 2010년 6월 10일 KSLV-I 나로 과학기술위성 2B호 실패 발사 후 시스템 이상으로 137초에 폭발 후 추락
3 2013년 1월 30일 KSLV-I 나로 나로과학위성 성공 궤도 진입 성공
4 2018년 11월 28일 KSLV-II TLV
누리 시험발사체
질량시뮬레이터 8톤 성공 탄도비행 성공
5 2021년 10월 21일 KSLV-II 누리 위성모사체 1.5톤 실패 3단엔진 연소 조기종료로 궤도진입 실패 대기권 추락
6 2022년6월 21 KSLV-II 누리 위성모사체, 검증용소형위성 (1.5톤) 성공 궤도 진입 성공
3 2023년 1월(예정) KSLV-II 누리 차세대소형위성 2호 발사예정 차세대소형위성 2호
4 2024년 3월(예정) KSLV-II 누리 차세대중형위성 3호초소형위성 1호 발사예정 차세대중형위성 3호, 초소형위성 1호
5 2025년 6월(예정) KSLV-II 누리 초소형위성 2, 3, 4, 5, 6호 발사예정 초소형위성 2, 3, 4, 5, 6호
6 2026년6(예정) KSLV-II 누리 초소형위성 7, 8, 9, 10, 11호 발사예정 초소형위성 7, 8, 9, 10, 11호

 

 

나로우주센터의 가치

휴스턴에는 NASA의 미션 컨트롤 센터(MCC, Christopher C. Kraft Jr. Mission Control Center)가 있습니다.  유인우주선이 휴스턴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되면, 미션 컨트롤 센터에서 그 우주선의 비행을 귀환 때까지 관제하죠. 영화에서 우주 비행사들이 툭하면 불러대는 휴스턴이 바로 이 곳입니다. 또한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 우주비행사 훈련센터처럼 우주비행사의 훈련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공학자들은 우주선을 설계하고, 개발하며, 완성시키는 일을 감독합니다. 또 기지에 있는 특수한 연구실에서는 우주공간이나 달에서 일어나는 큰 온도의 변화, 우주의 진공 상태, 비행할 때의 흔들림을 재현하죠.

이처럼 나사의 본거지는 워싱턴 D.C에 있지만, 우주센터로서의 휴스턴의 역할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도 미국의 NASA와 같은 조직구조와 역할 체계를 따라간다면 전남 고흥은 휴스턴과 같이 우리 한국의 우주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요. 단순히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주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중요한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데, 위의 우주발사체 발사 계획에서 보듯이 매년 발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민간기업의 로켓 발사도 이뤄질 것을 생각하면 1년에 1회 이상의 발사 이벤트가 생기는 것인데요. 휴스턴에는 로켓 발사가 있는 날이면 미국 전역에서 발사 장면을 목격하기 위해 몰려들며, 우주박물관 같은 특수목적 전시를 통해서 계속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고흥 역시 향후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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