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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MYOG, 나만의 장비를 만들자

by 오르고오르다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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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G, 나만의 장비를 만들자

내가 산을 다니기 시작한 건 07년도부터인데, 그때만 하더라도 등산을 가고 등반을 하는 건 아재들의 전유물 같은 것이었다. 

물론 젊은 사람들 중에도 산을 좋아하고 등산을 자주가는 사람이 있었지만, 결코 메이저는 아니었다. 

그런데 사실 등산이란 활동도 제국주의 시대부터 생긴 활동(뇌피셜...)이고 미국, 일본 등에서 유행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기 마련인데.

요즘 등산을 좋아하고,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은 가히 어느 나라보다 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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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쉬운게 있다면, 외국의 경우엔 등산을 하거나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필요한 장비를 자신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문화가 있는데, 우린 아직 그런 문화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아쉬운게 있다면 우리나라 지형(돌산) 이라든지, 개인의 신체 사이즈 등을 고려하지 않고 외국에서 유행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장비자랑(?)할 욕심에 무지성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무튼, 이번에 하고자 하는 얘긴 'MYOG(Make your own gear)'에 대한 얘기다. 그리고 앞으로 시리즈로 재봉 방법, 원단 얘기 등등 MYOG와 관련된 내가 공부했거나 경험한 내용 등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MYOG란?

우선 MYOG란 Make your own gear의 첫 글자를 딴 말로, 자신의 장비를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외국에선 인기 있는 취미 활동 중 하나로 자신의 필요에 맞게 개인화된 캠핑 장비나 하이킹 장비, 자전거 장비 등을 직접 만드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는 텐트, 슬리핑 백, 백팩, 부엌 용품 등을 거의 모든 장비를 포함합니다. 

캠핑 장비

MYOG의 가장 큰 장점은 제품을 개인의 특정 필요에 맞추어 사용자 지정 할 수 있다는 것일 텐데요. 예를 들어, 텐트의 경우 사용자의 특정 크기, 무게, 및 원하는 기능에 맞게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기성 제품들은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여러 기능과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제품을 개발하게 되는데, MYOG는 오직 자신만의 니즈(needs)만을 충족시키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기능을 삭제할 수 있고,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죠.

그러나 MYOG는 시간과 노력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간단한 스터프색을 만든다고 하면, 재봉 기술을 배워야 하고 또 원단에 대한 이해 등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걸 습득해야 하죠. 또한, 장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구입하거나 렌트해야 하며, 필요한 기술과 지식도 필요합니다. MYOG는 사실 굉장히 어려운 취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YOG 아웃도어 장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자신만의 유니크한 장비를 만들 있는 기회를 제공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고 또 땀흘리고 있죠. 

 

내가 MYOG를 하는 이유

내가 MYOG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 중 가장 큰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없다'였다. 이게 정말 컸다. 필요는 한데 파는데도 없어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파도가 칠 때 서핑을'이란 책을 읽다가 MYOG를 알게 됐고 이걸 한번 실천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크팩킹을 위한 장비들

그리고 꿈같은 이유는 때돈을 한번 벌어보고 싶어서이다. 아직 우리나라엔 MYOG란 장르가 흔한 장르가 아니기도 하고 워낙 비싸게 후드려 파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럼 나도?'란 생각이 들었다. 그간 산에서 경험했던 것과 아이디어를 조합해서 뭔가 새롭지만 유용한 장비를 만들어 보고 싶다. 그래서 돈도 많이 벌고 뭔가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MYOG를 위해 하고 있는 것

MYOG를 하려고 요즘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해외, 국내의 자료조사뿐만 아니라 재봉틀을 배우러 다니고 있고, 주말엔 동대문에 가서 원단을 보러 다니고 장비점에 가서 새로 나온 제품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 

그리고 시제품을 하나 만들고 있다. 테이블을 만들건데, 아주 가벼운 테이블을 만들려고 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있다. 대학 때 이후 켜보지 않았던 설계 프로그램을 다시 켜서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설계도 하고 소재며 원가 계산 등등 나만의 장비를 한번 만들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가 MYOG를 통해서 기대하는 것

나는 확신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는 MYOG가 굉장히 핫한(?) 취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기대하는 건 사람들이 MYOG를 통해서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고 정말 필요한 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산등반 장비

무슨 말이냐면, 앞에서도 대중없이 얘기는 했지만, 산에 가면 죄다 아크트릭스, 하이퍼라이트, 호카 등등 오버스펙이거나 맞지 않는 장비를 자랑하려고 걸치고, 들고 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MYOG를 통해서 진정한 NO brand, 기능에 집중하는 그런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고.

또 무분별한 소비를 줄여서 자연을 조금이나마 보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등산을 좋아해서, 캠핑을 좋아해서 계절마나 어떤 제품을 사는 건 정말 등산을 좋아해서, 캠핑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결국엔 그러한 소비가 자연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등산과 캠핑의 원류인 자연환경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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