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돈 벌기 좋은 놀이터인가? 그때 그때 달라지는 그들의 돈벌기

왜 우리는 '정치 철새'를 비판하는가?: 정치적 기회주의

선거철이 다가오거나 정치적 격변기가 되면, 우리는 종종 정치인들이 자신의 입장이나 소속을 바꾸는 모습을 목격하곤 합니다. 물론 시대의 변화나 국민의 요구에 따라 정책 방향을 수정하거나, 더 나은 정치를 위해 다른 세력과 손을 잡는 것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변화가 뚜렷한 명분이나 가치 추구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생존이나 더 큰 권력을 향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때, 우리는 이를 '정치적 기회주의'라 부르며 날 선 비판을 가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 '정치적 기회주의'에 대해 이토록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요? 단순히 '변절자'라는 낙인을 찍기 위해서일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1. 신뢰의 붕괴: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는 바로 '신뢰'입니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공약, 비전, 그리고 일관된 가치를 믿고 표를 던집니다. 하지만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어제의 약속을 뒤집고, 신념처럼 외치던 가치를 손쉽게 버리는 모습을 보일 때, 유권자들은 깊은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으며, 이는 해당 정치인뿐만 아니라 정치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습니다.

2. 원칙과 일관성의 부재: 소신 없는 정치?

정치인은 단순히 행정가나 기술자가 아닙니다.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비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원칙과 소신을 가진 리더여야 합니다. 정치적 기회주의는 이러한 원칙과 소신보다는 상황 논리나 유불리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해당 정치인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가 무엇인지 의심하게 만들며, '과연 저 사람은 진정으로 믿는 것이 있기는 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일관성 없는 태도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3. 정책 결정의 왜곡: 국익보다 사익?

정치적 기회주의는 종종 국가나 공동체의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이나 특정 집단의 요구에 영합하는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혹은 더 강력한 권력을 잡기 위해 원칙 없는 타협을 하거나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남발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국가 자원의 비효율적인 배분, 사회적 갈등 심화, 지속 가능한 발전 저해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올바른 정책 결정은 확고한 원칙과 장기적인 비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4. 정치 냉소주의와 무관심 조장: "그 나물에 그 밥"

정치적 기회주의가 만연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목격한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와 혐오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어차피 정치인들은 다 똑같아", "누가 되든 내 삶은 달라지지 않아"라는 생각은 결국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집니다. 시민들의 건전한 관심과 참여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임을 생각할 때, 정치적 무관심의 확산은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기회주의적인 행태는 시민들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진정성 있는 정치를 향한 갈망

물론 정치 현실에서는 때로 유연한 사고와 타협이 필요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입장을 바꾸거나,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확고한 원칙과 가치 위에서 이루어지는 '전략적 유연성'인지, 아니면 개인의 영달만을 위한 '기회주의적 처신'인지는 시민들이 예리하게 지켜보고 판단합니다.

결국 정치적 기회주의에 대한 비판은, 우리가 정치와 정치인에게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일관성,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진정한 헌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민과의 약속과 사회 전체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진정성 있는 정치를 향한 갈망이 바로 이 비판의 근저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