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일론머스크와 제프베죠스의 우주사업에 대한 화끈한 설전(?)과 투자 기대감으로 우주항공 관련 주식은 대기권을 뚫고 저 우주까지 향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긴축 이슈와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유행 등으로 인해 우주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줄고 있다. 자연히 저 하늘 높이 있었던 우주항공 관련주들은 지면으로 내려와 저 언덕 언저리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 우주항공 관련주들은 해외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쎄트렉아이는 한화의 지분인수 이슈로 더 큰 관심을 받은 기업이다. 한화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주항공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선택한 회사였기 때문에 2만 원에서 왔다 갔다 했던 주식가는 한 달 사이에 9만 원까지 쭉쭉 올라갔었다. 하지만 쎄트렉아이는 일론머스크의 스카이넷 위성과 같은 통신위성이 아닌 관측위성에 사업을 집중할 것을 내비치면서 시장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
현재는 시장의 기대가 맞는 방향인지도 모른다. 당장 메타버스, 자율주행자동차 등 통신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 시대가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측위성이 통신위성에 비해 떨어지는 사업 아이템은 아닌 것 같다. 현재 쎄트렉아이에서 구상하는 관측위성의 쓰임은 주로 공공분야(국방, 기상관측 등)에 타겟팅하고 있지만 관측위성과 자율주행차량의 협업, 관측위성과 마케팅 data 수집 등 민간분야에서도 돈이 될만한 사업모델은 무궁무진하다.
기회 1: 자율주행과 관측위성
현재 자율주행차량은 차량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차량에 부착된 라이더, 비전 센서 등이 외부 운전환경을 파악하고 차량을 제어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에는 한계가 있다. 센서가 센싱 할 수 있는 영역이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보다는 넓은 영역이고 정확도가 높을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여럿 있는 것 같다. 만약 이러한 부분을 관측위성이 보완해준다면 어떨까? RC카 조종할 때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RC카가 움직이는 환경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컨트롤한다. 조작의 미스는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한 건 없지 않은가. 관측위성이 저 위에서 자율주행차가 볼 수 있는 영역 밖의 영역까지 관측하여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다면, 분명 지금보다 완벽해질 수 있을 것이다.
기회 2: 관측위성을 이용한 마케팅
소비자의 기호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 짐에 따라 마케터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플과 모바일 기기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마케팅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개인정보보호법의 강화로 인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겠는가? 과거처럼 직접 발로 뛰어 고객들의 취향과 기호를 파악해야 할까? 시간과 돈이 많다면 그래도 된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있다. 관측위성을 이용하여 개인정보보호법을 피하면서 고객의 취향과 기호를 파악해볼 수 있다. 정확한 개인을 특정 짖는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고객 세그먼트를 구하는 것이다. 지금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타겟팅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겠지만,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법을 따르면서 고객의 기호와 취향을 알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쎄트렉아이는 위성체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기술로 개발한 국내 유일의 업체이다. 당장 큰돈을 벌거나, 스페이스 X처럼 혹할 만한 것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꾸준히 실적을 보여주고 있으며 좋은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민간분야에 대한 사업영역 확장은 허무맹랑한 의견일 수 있겠으나, 지금 보유하고 있는 기술에 아주 약간의 새로운 시선만 더한다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영역임에는 분명하다. 쎄트렉아이가 현재는 주식시장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분명 조만간 새로운 가능성과 비젼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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